115. 이 안나(1841~1867년)
이 안나는 인천 재궁골의 신자 가정에서 태어나 일찍부터 신앙 생활을 하였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자 충정도 충주 서촌에 살던 교우 송 베드로의 아들과 혼인을 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그녀는 남편과 함께 시조부 송 베네딕토와 시부모를 모시면서 교리를 실천하는 데 열중하였다.
이후 송 씨 집안이 좀더 자유롭게 신앙 생활을 하기 위해 진천 배티 교우촌으로 이주하였다. 이곳에서 그녀는 교우촌 신자들과 어울려 열심히 신앙 생활을 하였다. 그러던 중 1866년에 병인박해가 일어났고, 이듬해 봄에는 천주교 신자들을 체포하러 다니던 한양 포졸들이 배티로 들이닥쳤다.
배티로 몰려온 포졸들은 그곳에 거주하던 이 안나와 그녀의 시댁 식구 모두를 체포하여 진천 관아로 압송하였다. 그런 다음 경기도의 죽산 관아로 끌고 가서 가두었다가 한양으로 이송하였는데, 이때 체포된 이들은 안나의 시조부인 베네딕토를 비롯하여 그녀의 시아버지 송 베드로, 베드로의 딸, 안나의 아이 등 모두 5명이었다.
이들 가족은 한양으로 압송된 후 모두 신앙을 굳게 지킨 다음 순교하였으니, 그때가 1867년으로, 당시 안나의 나이는 26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