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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오 마르가리타(?~1868년)

  오 마르가리타의 출생지와 천주교에 입교한 사정은 알려져 있지 않고, 훗날 박 프란치스코와 혼인하여 충청도 청주에서 살았다는 사실만이 알려져 있다. 그 후 이들 부부는 1866년에 병인박해가 일어나자 안전한 곳을 찾아 아들 4형제를 데리고 진천 절골로 이주하여 비밀리에 신앙 생활을 하였다.

  마르가리타의 가족은 절골에서 약 2년 동안 평온하게 생활하면서 열심히 교리를 실천하였다. 그러나 1866년에 이르러 박해가 더욱 거세어지면서 다시 위험에 처하게 되었으며, 그 해 9월 5일에는 마침내 경기도의 죽산 포졸들이 절골로 들이닥치게 되었다.

  이때 마르가리타의 가족은 포졸들이 온다는 사실을 알고 산중으로 피신하던 도중에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 그중에서 마르가리타는 어린 자식을 업고 산에 숨어 있다가 가장 먼저 포졸들에게 체포되어 많은 매를 맞아야만 하였다. 한편 가족들의 사정이 궁금해진 남편 프란치스코는 동정을 살피기 위해 산에서 내려왔다가 한 비신자의 밀고로 포졸들에게 체포되었다.

  이렇게 체포된 마르가리타 부부는 함께 죽산으로 끌려가게 되었다. 이후 남편 프란치스코는 옥중 생활을 하는 동안 동생 필립보와 맏아들 안토니오에게 소식을 전하였는데, 특히 동생에게 보낸 편지에는 다음과 같은 당부가 들어 있었다.

 

  "어린 조카들을 잘 보살피면서 진정으로 천주님을 공경하고, 천주님께서 안배하시는 대로 순명하여 나의 뒤를 따라오도록 하여라."

 

  그 후 편지는 집안에 남아 있던 성물과 함께 박해 중에 소실되고 말았다고 한다.

  마르가리타와 프란치스코 부부는 이후 어떠한 형벌에도 굴하지 않고 굳건하게 신앙을 지켰다. 그런 다음 죽산에서 함께 순교하였으니, 그때가 1868년 9월 28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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