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의 다섯째 담론
1. 욥이 말을 받았다.
자네들은 언제까지 그러려나
2. 자네들은 언제까지 나를 슬프게 하고 언제까지 나를 말로 짓부수려나?
3. 자네들은 이미 열 번이나 나를 모욕하고 괴롭히면서 부끄러워하지도 않는구려.
4. 내가 참으로 잘못했다 하더라도 그 잘못은 내 문제일세.
5. 자네들은 참으로 내게 허세를 부리며 내 수치를 밝혀내려는가?
6. 그렇지만 알아 두게나, 하느님께서 나를 학대하시고 나에게 당신의 그물을 덮어씌우셨음을.
원수가 되어 버리신 하느님
7. " 폭력이야 ! " 소리쳐도 대답이 없고 호소해 보아도 법이 없네 그려.
8. 내가 지날 수 없게 그분께서 내 길에 담을 쌓으시고 내 앞길에 어둠을 깔아 놓으셨네.
9. 나에게서 명예를 빼앗으시고 내 머리의 관을 치워 버리셨다네.
10. 사방에서 나를 때려 부수시니 나는 죽어 가네. 그분께서 나의 희망을 나무처럼 뽑아버리셨다네.
11. 내 위에 당신의 분노를 태우시고 나를 당신의 원수처럼 여기시니
12. 그분의 군대가 함께 몰려와 나를 치려고 길을 닦고 내 천막 둘레에 진을 쳤다네.
소외와 고통
13. 내 형제들은 내게서 멀어지고 내 친구들은 남이 되어 버렸다네.
14. 친척과 친지들은 떨어져 나가고 집안 식객들은 나를 잊었으며
15. 계집종들은 나를 낯선 자로 여기니 저들 눈에 나는 이방인이 되었다네.
16. 종을 부르건만 대답조차 하지 않아 이 입으로 그에게 애걸해야만 하네.
17. 내 입김은 아내에게 메스껍고 내 몸의 자식들에게도 나는 악취를 풍긴다네.
18. 어린것들조차 나를 업신여기고 내가 일어서려고만 해도 나를 두고 비아냥거리네.
19. 내게 가까운 동아리도 모두 나를 역겨워하고 내가 사랑하던 자들도 내게 등을 돌리는구려.
20. 내 뼈는 살가죽에 달라붙고 나는 겨우 잇몸으로 연명한다네.
21. 여보게, 나의 벗들이여, 날 불쌍히 여기게네, 불쌍히 여기게나. 하느님은 손이 나를 치셨다네.
22. 자네들은 어찌하여 하느님처럼 나를 몰아붙이는가? 내 살덩이만으로는 배가 부르지 않단 말인가?
영원한 기록
23. 아, 제발 누가 나의 이야기를 적어 두었으면 ! 제발 누가 비석에다 기록해 주었으면 !
24. 철필과 납으로 바위에다 영원히 새겨 주었으면 !
살아 계신 구원자
25.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네, 나의 구원자께서 살아 계심을. 그분께서는 마침내 먼지 위에서 일어서시리라.
26. 내 살갗이 이토록 벗겨진 뒤에라도 이내 몸으로 나는 하느님을 보리라.
27. 내가 기어이 뵙고자 하는 분, 내 눈은 다른 이가 아니라 바로 그분을 보리라. 속에서 내 간장이 녹아 내리는구나.
친구들에게 하는 경고
28. 자네들은 " 그 자를 어떻게 몰아붙일까? 문제의 근원은 그에게 있지." 하고 말들 하네만
29. 칼을 두려워하게. 자네들의 격분은 칼 맞을 죄악이라네. 심판이 있음을 알아 두게나.